7월, 2017의 게시물 표시

나중에 웃으며 읽게 될까? 착찹할까?

1년만이다. 작년 이맘때 만남과 헤어짐이 이제 다시 반복되고 있다. 그때 만난 사람이 딱 1년뒤 헤어지게 되고, 그때 떠난 사람이 되려 그들을 마중하며 떠나보낸다. 작년의 더위 만큼이나 올해도 더울텐데… 작년 더위는 안양 서점가를 JW와 돌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집안과 도서실을 오갔다. 올해는 시원한 사무실에 있지만, 그들이 때의 나처럼 더위를 보낼것이다. 더위는 방황과 걱정과 무기력과 혼란,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희망일 테지. 그때의 내가 그랬던것 처럼 그들도 겪을테지. 하지만, 내일이 불안한것은 시원한 에어컨 아래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일은 어떨까? 다음달엔 내년엔 과연 내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추측 새로운 곳을 미루어 짐작해본다. 멀지않은 미래에 이걸을 다시 보면서 미소지을지, 아니면 안타까운 한숨을 지을지 모르겠다. 나간 돈이 있으니 회수하려 할것이다. 여기 남은 자산을 팔아버리겠지. 따라서 사무실을 옮기게 될테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지면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쪽의 장비로 바뀌면서 지금껏 다뤄온 SW 도 바뀔것이다. 과거 유지보수가 남아있다. 이것이 끝나면 담당자는 잘린다 저쪽와 이쪽에 파벌이 생겼다가, 이쪽 파벌은 모두 축출된다 특화버전용 개발팀이 생긴다. 큰 사이트의 경우 특화가 필수다. 단일버전으로 밀어부치기엔 장벽이 너무 많다. 저쪽 팀원으로 일부 흡수된다. 당연히 파악기간이 소요되고 그동안 갈등이 생길지도 모른다 기대 도구는 뭘쓸까? 관리도구도 안쓰진 않겠지? 방향성을 잡고 휘둘리지 않기를 힘들더라도, 일관성 있고 공평하기를 — 2017-07-26 ​

편의점 인간

몇일이 지났음에도 문득 문득 계속 떠오른다. 인간 인 척 흉내기. 그들과 섞여 살기 위해, 말투와 표정을 따라하는 것은 살인자 "덱스터" 를 떠올리게 한다. 동질성을 갖고, 타인에게 간섭받거나 의심을 사지 않기위해 위장하는 것이다. 전에는 불편했다. 그 누구와 같이 밥을 먹거나,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어깨를 나란히하고 걸어갈때는 무언가 어떤 말을 해야만 하는 의무감 같은것에 안절부절 못했다. 나이가 들어 오히려 "컨셉" 인양 조용히 말없이 묵묵히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누군가 웃을때 같이 웃음짓고, 노여워할때 곁에서 함께 분노한다는 것은 좋은일이다. 하지만 무엇때문에 웃고 즐거워하는지, 분노하는지를 모를때는 어찌해야 하는가? 그들이 왜 열광하는지, 눈물을 흘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때는 어쩌란 말인가. 결국 그들처럼 흉내내는 수 밖에 없다. 특이함을 숨기고 전혀 특별하지 않은 양, 너희들보다 약하지 않다고, 조롱받을 만한 흠이 없다고, 또한 너희를 위협할 부분이 없다고, 무기가 없다고 빈 손을 흔드는 것처럼 묻어갈 뿐이다. 어찌보면 어리숙하고 미숙하다고 할 지도 모른다. 거의 반백년을 지내오면서 그것도 공감하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냐고 할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 걱정을 아는가? 내가 흥겨워하는 이유를 아는가? 우울한 이유를 납득하는가? 어차피 개인은 모두 다르다. 모두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는 없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인간 이기에 그들과 문제없이 어우러져 지내기 위해 내자신 앞의 그들을 흉내내고 있다. 그 흉내가 곧 내가 되고, 누군가가 흉내내는 내 모습이 그의 모습으로 녹아 들 것이다. — 2017-07-24 #독서 #감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