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이 지났음에도 문득 문득 계속 떠오른다. 인간 인 척 흉내기. 그들과 섞여 살기 위해, 말투와 표정을 따라하는 것은 살인자 "덱스터" 를 떠올리게 한다. 동질성을 갖고, 타인에게 간섭받거나 의심을 사지 않기위해 위장하는 것이다. 전에는 불편했다. 그 누구와 같이 밥을 먹거나,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어깨를 나란히하고 걸어갈때는 무언가 어떤 말을 해야만 하는 의무감 같은것에 안절부절 못했다. 나이가 들어 오히려 "컨셉" 인양 조용히 말없이 묵묵히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누군가 웃을때 같이 웃음짓고, 노여워할때 곁에서 함께 분노한다는 것은 좋은일이다. 하지만 무엇때문에 웃고 즐거워하는지, 분노하는지를 모를때는 어찌해야 하는가? 그들이 왜 열광하는지, 눈물을 흘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때는 어쩌란 말인가. 결국 그들처럼 흉내내는 수 밖에 없다. 특이함을 숨기고 전혀 특별하지 않은 양, 너희들보다 약하지 않다고, 조롱받을 만한 흠이 없다고, 또한 너희를 위협할 부분이 없다고, 무기가 없다고 빈 손을 흔드는 것처럼 묻어갈 뿐이다. 어찌보면 어리숙하고 미숙하다고 할 지도 모른다. 거의 반백년을 지내오면서 그것도 공감하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냐고 할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 걱정을 아는가? 내가 흥겨워하는 이유를 아는가? 우울한 이유를 납득하는가? 어차피 개인은 모두 다르다. 모두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는 없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인간 이기에 그들과 문제없이 어우러져 지내기 위해 내자신 앞의 그들을 흉내내고 있다. 그 흉내가 곧 내가 되고, 누군가가 흉내내는 내 모습이 그의 모습으로 녹아 들 것이다. — 2017-07-24 #독서 #감상